데님은움직임에 따른 마찰로 인하여 인디고 염료가 벗겨짐으로써 코어의 에크루 색상의 실이 바깥으로 노출되면 진한 인디고 색상이 연하게 변하는것을 흔히 페이딩이 진행된다고 말합니다. 사람마다 습관이 다르고, 움직임이 다르고, 생활패턴이 다르기에 똑같은 제품을 입더라 하더라도 저 마다의 다른 워싱이 생깁니다. 제가 지난 1년여간 입었던 데밀의 Lot 012P Tapered Selvedge Denim에 남겨진 저의 기록들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작년 11월, 저는 남자들은 기본적으로 지켜야하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산업체에 지원하게 되었고,자동문과 중문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해야했습니다. 공장에서 처음 일하기 시작할 때,기존 직원들로부터 공장안에는 날카로운 곳이나 다칠 수 있는 위험한 물건들이 많기에 긴바지는 필수이며, 잘 찢어지지않는 청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 때에 데밀의 청바지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자동문을 만드는 회사에서 맡았던 일은 중문의 문과 문틀에 시트지를 붙이고 그것을 조립하여 만드는 일을 하였습니다. 서서 일하는 저에게 작업대는 저의 허벅지 부분에 위치 하는 높이였고 일을 하다보면 허벅지 부분은 작업대와 자주 맞닿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유독 허벅지의 앞쪽 윗부분에 워싱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있는 쉬는 시간은 따로 휴식공간이 없기에 바깥의 돌담에 걸터 앉아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그렇게 돌담의 거친 부분과 데님이 마찰을 일으켜서 엉덩이 부분 역시 다른 부분의 워싱 보다는 훨씬 더 도드라진 워싱이 생겨져있는 모습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또, 작업대 밑에는 제가 일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물건들이 있어 그럴 때마다 쪼그려않거나 허리를 숙이는 일이 많았습니다.이런부분같은 경우는 다른 무언가와 마찰을 일으키기 보다는 접히면서 원단끼리의 마찰이 발생한 경우입니다.무릎 뒤쪽과 허리 부분의 포켓부분의 워싱이 생긴 걸 볼 수 있습니다.전체 적으로 마찰이 일어난 엉덩이부분과 허벅지 부분과는 다르게 마찰이 자주 일어난 부분들만 색이 빠져있는 모습입니다. 또한 저는 매일 출근할때면 이 바지만을 입고 다녔기에 세탁을 자주 하지 않았습니다.그래서 워싱에 데피니션이 선명하게 나왔습니다. 간혹 다른 바지를 입고 일을 하러 갈 때가 있었는데 옆에 있는 뾰족한 자재에 부딪혀 바지가 찢어져 다리에 상처가 난 경우가 있었습니다.그렇게 찢어진 바지를 몇개 버렸습니다. 하지만 청바지를 날카로운곳에 부딪힌 경우 원단에 조금의 흠집이 날 뿐 다치지는 않았습니다.원단의 흠집도 자세히 보지않으면 티가 나지는 않지만 나름의 제 생활을 바지에 담을 수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추운 날씨에 처음으로 입던 빳빳했던 데님으로부터 시작해서, 일하면서 점점 편해지고 외출이나 데이트 할때에도 편하게 입던 이 바지와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이 고장났을 때에도 바지안에 땀으로 가득 차오르면서 일하던 저를 담고, 선선해진 날씨에 밖에서 쉬었던 저를 보여줄수 있는. 내 힘든 시절을 함께 보낸 바지입니다. 데밀의 Lot 009P 비교사진입니다.